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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Reading과 함께 평안하게 사색하는 5월의 주말 보내시길 희망합니다.
고맙습니다.  

43호 뉴스레터의 키워드
#존엄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아마존의 주주서한   
#최적화를 추구하는 사람들 

PUBLY 박소령 드림 | spark@pub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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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 글 #1

존엄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PUBLY가 이 글을 고른 이유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소년이 온다', 한강 (2014) 

다음주 수요일은 5.18 광주 민중항쟁 36주기입니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의 최종수상작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5월 17일 화요일이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최종후보 6인에 올라있고, '소년이 온다' 역시 영어로 번역출간이 되어 NYT와 가디언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 올해 초 이런 인터뷰를 한 바가 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뤄 해외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광주가 고유명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굴을 바꿔서 돌아오는 보통명사”라며 “광주는 인간의 존엄성과 폭력성이 극단적으로 공존한 시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설 속 소년이 엄마의 손을 끌고 밝은 쪽으로 가는 장면을 지목하며 “인간에 대한 의문이나 인간이 가진 폭력에서 느끼는 고통이 있는데 이걸 쓰면서 인간의 존엄한 면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5.18 광주를 전세계에 처음으로 알렸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가 광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던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김사복 역을 배우 송강호가 맡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올해 1월에 별세했는데, 죽어서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는 가족의 반대로 인해, 상징적으로 손톱과 머리카락 등을 안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주말, 그의 부고기사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 부고기사

이번 주 이 글 #2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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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sty is a very expensive gift. Do not expect it from cheap people."
-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의 하이라이트는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가 진행하는 주주들과의 6시간 공개 Q&A입니다. 올해는 야후가 스트리밍 생중계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진행되다보니 제대로 다 보신 분은 많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주주총회가 끝난 후, 한국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어떨 것 같나' 같은 질문에 대한 워렌 버핏의 답을 핵심인양 소개를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비뽑기에서 당첨되어서 질문을 할 기회를 얻은 한 주주가 "기업인수검토 시 실사(DD)를 왜 그렇게 막하냐?"는 질문을 했는데요. 이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워렌 버핏: "협상과정이 오히려 더 리스크가 커요, 그 과정에서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사람들은 쓸데없이 사소한 것에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참 많아요. 유치하긴 하지만 모두가 가끔 참 유치할 때가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상대방을 어느정도 믿고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믿음은 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현실에는 썩은 사과마냥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더러 있고, 서류를 유심히 살펴본다한들 그 사람들을 걸러 낼 수는 없어요."

찰리 멍거: "여기 오신 분들 중 결혼상대의 출생증명서를 꼼꼼히 살피고 결혼하셨기 때문에 더욱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관객 웃음) 그렇다면 저희 방식도 딱히 특이할 이유가 없는 것 같군요."

올해 85세 워렌 버핏과 92세 찰리 멍거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비즈니스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주주들과 대화를 나눈 기록들에서, 읽는 것만으로도 생각에 자극이 되는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더 알아보기

이번 주 이 책 #1
아마존의 주주서한
김재호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매니저

시애틀로 출장을 가서 아마존 본사에 방문하고, 작년 말에 오픈한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에 갈 기회가 생겼다. 벼락치기 공부로 오래 묵혀뒀던 「Day 1」을 꺼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유익했고 재밌었다.

이 책은 아마존의 주주 서한 중 일부를 번역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덧붙인 책이다. 주주 서한에 대한 해설을 마케팅 교수와 커머스 서비스 팀장의 스터디 형식으로 풀어내어 딱딱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가상의 스터디 희곡과 같은 형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글거리는 구석이 있었지만 좋은 접근이었다.

1997년부터 아마존은 공개 주주서한을 작성해 왔다. 그리고 매년 주주서한을 보낼 때마다 1997년도의 서한을 첨부했다. 아마존의 전략은 첫 주주 서한을 보냈던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고,그러므로 아마존에게는 매일이 첫 번째 날(Day 1)이라는 의미다.

흑역사 취급하지 않고 자랑하듯 매년 되새기는 아마존의 원칙은 '고객에 대한 집착'과 '장기적인 관점'이다. 아마존은 경쟁자를 의식하기보다 고객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전략을 펼쳐왔다. 아마존의 큰 사업 영역을 마켓플레이스, 아마존 프라임, AWS(Amazon Web Services,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과 AWS는 출범 당시 큰 우려를 자아냈었다. 아마존이 셀러의 물건을 대신 배송해 주는 FBA(Fulfilment By Amazon) 등 마켓플레이스 영역에서의 혁신과 전자책의 표준처럼 되어 버린 킨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마존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영역에 진출했고 고객의 신뢰를 얻어냈다.

창업 초기의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원칙을 지켜나갈 만큼의 뚝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마존은 1997년의 주주서한에서 온라인 커머스의 미래가 '개인화'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예측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는 부분으로 차근차근 진출해나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이야기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만드는 일까지 나아가는 것은 훨씬 어렵다.

물론 아마존이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가혹한 환경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인 파이어 폰은 참담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그래도 아마존은 장기적 관점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내는 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출발점과 방향이 올바르다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주주서한]
"오늘날의 온라인커머스는 고객들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절약해주지만, 내일의 온라인커머스는 개인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들을 발견하는 과정을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2012년 주주서한]
"고객지향적 관점의 장점 중 하나는 선제적 행동(proactivity)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정상에 있을 때조차 우리는 무언가 해야 한다는 외부의 압력을 느끼기 전에,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내적 동기에 의해 선제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즉 우리는 (경쟁자에게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움직이기 전에, 선제적으로 고객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것을 발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투자활동은 경쟁자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고객중심적 사고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객의 더 큰 신뢰를 얻게 되며, (이미 정상에 선 분야에서조차) 고객들의 경험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제(제프 베저스)가 직원회의에서도 종종 언급하는 금언으로,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이 한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투표계산기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게를 다는 저울이다'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훌륭한 고객경험을 제공했을 때 자축하지, 주가가 10% 올랐다고 자축하지는 않습니다. 주가가 10% 오른다고 우리가 10% 더 똑똑해지지 않으며, 반대로 10% 떨어진다고 10% 더 멍청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울의 무게로 평가받기를 원하며, 따라서 더 무거운 기업을 만들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Day 1 - 18년째 지켜온 아마존 첫날의 서약
김지헌, 이형일 (지은이) | 도서출판북스톤 | 2015-12-21 | 책 정보 바로가기

김재호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매니저
https://twitter.com/jaeh0jaeh0
"국어국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지만 스타트업 지원 단체에서 잡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IT 비즈니스, 거시 경제, 코딩에 대해 배우고 싶지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 책 #2
최적화를 추구하는 사람들
신우일 | 독서 애호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격전은 내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의 드라마를 본 느낌이랄까? 아무튼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집 옆에 '알파고 부동산'이 생기고 정부 부처에서도 기업에서도 '알파고'와 관련된 그 무엇을 내놓으려고 고심했으니 말이다.

한 달가량 지난 지금에는 아무도 알파고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책을 하나 추천하고자 한다. 책 제목은 「In pursuit of Travelling salesman: Mathematics at the limits of computation」. 알파고의 핵심은 알고리즘인데, 바로 이 알고리즘과 관련된 오래된 난제가 있으니 바로 '여행하는 세일즈맨(Travelling salesman)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미국 본토에는 약 50개 주가 있는데 어떤 순서로 다니면 가장 짧은 경로로 다닌 것인가?'라고 묻는 문제로 언뜻 쉬울 듯하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고민되어온 일종의 난제이다. 이 문제를 푼다는 것은 다시 말해 최적화(optimization)를 고민하는 것인데, 이것이 알파고의 기술과도 연관이 있다. 바둑도 이기기 위해 최적화된 경로를 찾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알파고의 기술을 공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이 책은 수학적인 설명은 대체로 피하면서 대신에 한 문제, 즉 '여행하는 세일즈맨' 문제를 풀기 위해 몇 세기 동안 사람들이 소소하게 어떤 노력을 해왔나 묵묵히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수학 역사서이다.

알파고와 같은 로직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천재도 있고 정부의 지원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몇 세기에 걸친 사람들의 꾸준한 호기심과 내공 쌓기가 현재의 기술을 있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왠지 '알파고 부동산'과 '알파고 정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주는 책이다. 


In Pursuit of the Traveling Salesman
William J. Cook (지은이) | Princeton University Press | 2012 | 책 정보 바로가기

신우일 ∙ 독서 애호가
wishks14@gmail.com
"경제경영 분야의 책을 사랑하는 독서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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