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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Reading #1 

안녕하세요,
퍼블리 에디터 김안나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퍼블리의 정식 서비스 런칭에 앞서 '좋은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나은 세상을 함께 고민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담은 저희 팀의 작은 실험입니다. 혼자 읽기 아까운 글을 소개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글과 생각을 정성스레 담았습니다. 여유로운 주말에 차분히 읽어주세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좋은 서비스로 다듬어나가겠습니다.

506명의 구독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What We're Reading #1 시작합니다.

 
1. 글에 대한 소통을 원하시는 경우, 필자 이름에 걸린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2. 함께 읽고 싶은 분들께는 이 메일을 공유해주세요. 구독 페이지 바로가기
3. 질문과 제안은 hello@publy.co로 고민없이 보내주세요. 고민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매거진B 37호: TSUTAYA 

김안나 | publy

매거진B라는 잡지를 좋아한다. 다양한 관점으로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감각적인 글과 사진이 담긴 만듦새 좋은 책을 읽어 내려가는 경험도 즐겁다. 특히 매월 하나의 브랜드를 다루는 이 책에서 내가 애정하는 브랜드를 소개할 때면 (조금 오버해서) 고마운 마음이 들 지경인데, 츠타야 서점을 다룬 이번 호가 바로 그랬다.
 
츠타야가 어떤 회사인가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츠타야의 고객이 남긴 아래 리뷰를 읽어주시면 좋겠다. (이 리뷰는 퍼블리가 지향하는 바와도 맞닿아 있어, 더 많이 와닿았던 글이다.)
  
"어른인 체하는 것이 가능한 공간.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 무언가에 막혔을 때, 교감을 구하고 싶을 때 힌트를 얻고, 책과 차분한 공간 그리고 음악이 있는 서점. 그것을 찾아내기까지 풍성하게 제공해주는 곳"
- 츠타야 후기 중에서
 
1983년 첫 번째 점포를 연 츠타야가 2011년 12월 '다이칸야마 T-사이트'를 공개하기까지 30여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얕은 재미에서 벗어나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유무형의 공간을 만드는 일은 긴 호흡이 필요할 것이다. 긴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한 퍼블리 팀이, 매거진B: TSUTAYA 편에서 마음에 담은 글귀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다.


퍼블리팀이 마음에 담은 글귀 보기 >>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엄윤미 | C Program 대표

이동진씨와 김중혁 작가가 책 이야기(와 만담 내지 수다) 를 나누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꽤 열심히 듣는다. 그래서 빨간책방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담은 책은 굳이 사 읽을 마음이 들지 않을 줄 알았다. 홍대 땡스북스의 매대에 흑백의 얼굴을 하고 조용히 놓여 있는 이 책을 집어 들기 전까지는. (매달 바뀌는 셀렉션인 '땡스! 초이스' 의 유월 주제가 '두 남자' 였다.) 

분명 팟캐스트로 들었던 내용인데도 종이에 단정한 글자로 인쇄되어 있는 '글' 을 읽는다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팟캐스트를 다시 찾아 들을 수 있지만, 이미 들었고, 대부분 기억하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것. 같은 컨텐츠라고 해도 어떤 매체를 통하는가에 따라 다른 경험이 될 수 있고 각각의 경험을 모두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은 소비자로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 책 자체의 미덕은, 책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며 글을 쓰는 두 사람이 이미 한번 골라(서 팟캐스트를 제작할 테니까) 이야기 나눴던 여러 권의 책들 중에서도 특별히 '사랑한' 소설 일곱 권을 골랐다는 것. 이미 읽었던 소설도 다시 곱씹어 보게 되고, 내가 보지 못했거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부분들을 비교해 보게 되는 재미가 솔솔하다. 다가오는 휴가에 어떤 소설을 (다시) 읽을 지 골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나는 아주 오래 전 앞부분을 읽다 덮어 두었던 이완 맥큐언의 '속죄'를 가져가려고 한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여기에 일곱 권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곱씹은 작품들이고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이다. 이 책은 그 책들이 지닌 너른 뜰로 들어설 수 있는 소박한 가교와 같다. <빨간책방>의 방송 내용을 옮겨 다듬고 보충한 이 책이 말과 글의 경계선 위에서 말의 역동성과 글의 사변성을 함께 갖출 수 있기를 헛되이 바란다."
- 이동진의 서문 중에서

그의 바람은 헛되지 않았다. 

책 읽어보기 >>

나는 왜 역사의 바다로 갔나 

박소령 | publy

조선일보 전병근 기자는 한국어로 된 고급 long-form journalism을 구현하는, 몇 안되는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신문 지면의 한계를 뛰어넘어 온라인에서 상세하고 풍부한 인터뷰 및 심층 기사를 자유롭게 그리고 공들여 쓴다. 강연은 녹취 전문을 풀어서 쓰고, 인터뷰에는 사진과 동영상, 하이퍼링크 삽입을 아끼지 않는다. 6월 20일에 전병근 기자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기사를 썼는데, 바로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와의 인터뷰다. 기사 제목 앞에 "미니북" 이라고 붙인 것처럼, 찬찬히 읽는데 약 2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그 시간만큼의 투자가 결코 아깝지 않다. '기레기'라 불리는 한국의 언론환경이지만, '전병근' 이라는 이름은 기억해 두시기를 권한다. 그의 트위터(@atmostbeautiful)는 또 다른 보물창고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긱 자본'에서 일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제사를 다뤘지요. 그는 오늘날 주류 경제학이 일상의 관심사와 멀어졌다, 18세기 문학이 중요하게 다룬 절박한 현실(불평등)을 외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길게 했습니다. 선생님도 문학이나 영화 같은 것들을 수업이나 저술에 많이 끌어안는 편인데요. 피케티의 책이나 그의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피케티의 책은 사기만 하고 안 읽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었냐고 묻지 않는 게 신사들 간 에티켓입니다!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그 사람이 맞는 말을 하는 것 같아요. 숫자와 문학이 만날 때 제일 풍요로운 결과를 가져옵니다. 문학적 진실에서 출발하여 과연 그게 맞는지 한번 세어보고 그 결과를 다시 문학적 진실로 만들어가는 게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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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100 Years 

황준호 | 트레이더

"오랜 세월 동안 혐오스럽게 여겼던 거래 중에는 나중에 정상적인 거래로 여겨지는 것도 있고, 반면 정상적이던 거래가 혐오스러운 행위로 바뀐 것도 있다. 그것은 때로 중요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 앨빈 E. 로스

새로운 부의 시대(원제: In 100 Years)에 실린 열 개의 미래 예측 중 7장에 실린 앨빈 교수의 예측은 현 추세를 바탕으로 하기에 현실성 있고, 낯설기에 섬뜩하다. 100년 전 운동선수들에겐 하지 않았던 도핑 테스트가 현대 스포츠에서는 당연해진 것처럼, 현대인이 비타민을 섭취하듯 미래에는 지능을 향상시키는 약을 일상적으로 먹게될 것이라는 예측처럼.

나아가 그는 미래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미래의 내가 존재하는 의미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투자자의 관점에서 미래 예측은 돈을 벌거나 잃는 결과를 낳지만, 미래 예측의 더 중요한 목적은 나라는 존재가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남긴다는 것.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앨빈 교수는 인공지능이 자기주도적으로 운영되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경제학자로서 스스로의 역할을 궁금해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회귀 시장을 설계하고 시장 실패를 바로잡는 경제학자의 역할은 남을 것이라 봤고,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게임 이론과 시장 설계 이론을 발전시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앨빈 교수의 미래 예측은 흥미로운 시장 예측에서 출발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하나의 질문으로 끝난다. "우리 대신 생각해주는 존재가 있으면 우리는 어떤 인생을 추구해야 하는가?" 앨빈 교수가 미래 예측을 통해 본인만의 답을 찾았듯이, 미래 예측은 맞든 틀리든 모두에게 '내가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줄 것이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 전체를 읽을 수 없다면, 앨빈 교수가 쓴 7장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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